엄마는 분명 너를 낳기도 전부터 그리고 지금 키우면서

다른 엄마들처럼 잔소리 하지 않고

너의 생각과 의견을 존중해주며

너의 모든 것을 들어 주고 함께 이해하겠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 위의 문장들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 나의 모습은

매일 빨리 먹어 빨리 입어 빨리 써 빨리 치워 빨리 빨리 빨리...

 

언젠가 one little finger 노래를 따라부르는데..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two little finger, tap tap tap~"

"아냐, 아냐.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tap tap tap~이라고"

"아니야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two little finger야"

"아냐.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tap tap tap~ 너 다시 들어볼래?"

유튜브로 노래를 틀었는데 내가 맞았다.

하지만 우리 꼬마는 "two little finger야 아니야 아니라고!!" 화를 냈고..

"아니 너 왜 엄마가 맞는데 자꾸 아니래? 너 왜 엄마 말이 무조건 아니래? 엄마 말 못믿어? 엄마 거짓말 안했잖아!"

"two little finger야. 진짜야 아아아악~"

 

 

그렇게 또 폭풍 잔소리가 지나가고...

 

유튜브로 노래를 듣는데 똑같은 노랜데..

"엄마 저거야 저거 one little finger, one little finger, two little finger, tap tap tap~"

 

설거지를 하던 난 어마어마한 충격을 받았다.

"미안해 엄마가. 니가 맞는데 엄마가 거짓말했구나 미안."이라고 말은 했지만

나의 머릿속에

내가 너를 배에 품고 가졌던 상상들과 꿈꾸던 것들과 니가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보며 내가 소망했던 모든 생각들이 흘러 지나갔다.

 

난 좋은 엄마가 되기를 입으로만 생각으로만 꿈꿨구나.

내가 나의 독단으로 나의 경험으로만 너를 평가했구나.

 

니가 아직 나의 보호가 필요한 4살이니 어리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너의 생각도 옳을 수 있다는 것을 내가 완전히 배제하고 있었구나

 

그러고 보니 난 우리 꼬마의 시간대로 움직이지 않고 나의 시간대로 빨리하라고 밀어붙이는 늘 쫓기는 엄마였고

가끔 흘리거나 정리를 안하면 한숨을 쉬며 엄마가 피곤하다는 핑계로 윽박 지르는, 너의 말대로 "화난 증후군"에 걸린 엄마였구나

혹시나 거짓말부터 배울까 "너 그렇게 말하면 그거 거짓말이야, 거짓말 얼마나 나쁜 건지 알아?" 라며 거짓말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를 거짓말장이로 몰아가는 나쁜 엄마였구나

 

뭔가 나만 손해보는 것 같고, 내 인생이 내가 살지도 않았는데 패스되어 지나가는 것 같아 침전되어 가라앉은, 한없이 우울한 감정에 허우적 거리는 엄마였구나..

한번에 될 것 같진 않지만 엄마가 노력해볼께.  너의 말이 맞다고, 너의 생각은 옳다고, 그래서 내 딸 대견하다고.

그렇게 너를 내 자식일 뿐 아니라 너의 고유한 생각을 가진 인격체로 바라보겠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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